반응형
마포대교를 걷는 사람들
마포대교는 한때 투신자살로 악명을 떨쳤던 적이 있다. 왜 마포대교를 선택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자살을 방지하는 시설물도 설치되어 있고, 힘내라는 문구가 적인 사인물, 사랑의 전화 등등으로 방지가 된듯 하다. 삶이 힘들고 빡빡하게 느껴지는 어느날 밤 마포대교를 찾으면 저 멀리 63빌딩과 어울어 지는 여의도의 야경이 그토록 빛나 보인다. 나는 이토록 초라한데 여의도의 불빛은 화려하기만 하다. 나는 혼자인데 여의도의 모든 불빛들은 행복한 사람들의 웃음소리로 느껴 진다. 그래서 더 외롭고 힘들다. 내가 서 있는 마포대교 한켠은 어둡고 침침하고 지나가는 자동차의 엔진소리로 시끄럽다. 나란 존재를 더욱 초라하게 만들 뿐이다.

 

짧지 않은 마포대교를 걷는 사람들. 혼자인 여자, 절름발이 남자, 연애하는 남여, 자전거 타는 남자, 반바지 입은 남자. 스쿠터 타는 여자. 저마다의 이야기를 가지고 인생을 살아가는 그들.
오늘은 괜지 걷고 싶어서 마포대교를 걷는 한 사람. 그는 마음 속에 짐을 덜어 내고자 마포대교를 걷는다. 어둡고 시끄러운 터널을 지나는 듯한 마포대교 걷는 길을 힘없이 걷는다. 왜 사는지, 무엇을 위해 사는지 자신에게 묻는다. 걷으며 생각한다. 또 생각한다. 자책하며 신세한탄하며 걷는 중간에 절름발이 남자를 만난다. 그는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경쾌하게 천국을 향해 행진하는 것처럼 북단을 향한다. 나는 무엇인가? 저 남자를 보고 있노라니 나약한 나를 발견하고 창피함을 느낀다.
마포대교를 지나는 수많은 사람 중 하나. 여의도의 밤은 아름답기만 하다. 마음을 마포대교 어느 중간즘에 내려 놓는다.
반응형

 

 



+ Recent posts